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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킷 수도원의 강아지들』편집후기2014.09.17

 

[출판사 편집후기]

 

뉴스킷 수도원의 강아지들

강아지와 교감하며 살아가려는 분들에게

바다출판사 편집자 박선진

 

 

개를 좋아하지 않는 편집자

아마도 독자들은 이 책을 편집한 사람이라면 개를 매우 좋아할 거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고백하자면, 나는 개를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해 개를 어려워하는 편이다. 어릴 때는 무서워했다. 골목길에 사나워 보이는 개가 버티고 서 있으면 울면서 도망가곤 했다. 나이가 들면서 정도는 덜해졌지만, 그래도 개와 친해질 수는 없었다. 가끔 집 근처 공원을 거닐다 산책 나온 강아지와 마주할 때가 있다. 내게 뛰어와 그 새카만 눈동자를 반짝거리며 쳐다보면, 쓰다듬어 달라는 건지, 놀아 달라는 건지 알 수 없어서 그냥 빤히 바라봐야만 했다.

 

애초에 강아지와 사람이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강아지와 교감하는 것 같은 순간도 단지 사람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강아지의 눈빛을 해석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주인공 파이의 아버지는 파이에게 우리가 동물의 눈에서 보는 것은 그저 그 눈빛에 반사된 자기 자신의 생각일 뿐이라고 충고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우리는 강아지에게서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는 것이며, 실제로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알 수 없다고 말이다. 그래서 강아지의 눈을 들여다보면, 티 없이 새까만 그 눈이 가끔 두렵기도 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늘 두렵다.



  [그림 1] 강아지의 눈이 말하는 것

 

강아지를 이해하기 위한 긴 과정

수도사는 나(또는 파이의 아버지)와는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이다. 그들은 미지의 것도 신의 은총으로 여기고 두려움 없이 수용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 책이 어쩌면 강아지에 대해 내가 알 수 없었던 것을 대답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수도사들은 강아지를 강아지 그 자체로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처음에 원고를 대충 훑어볼 때는 강아지 양육에 대한 실용서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나와 함께 원고를 검토했던 편집팀장은 “이 책은 에세이다”고 못을 박았다. 강아지의 발톱을 깎는 법도 나오는데 실용서가 아니라고 하니 이 책의 콘셉트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도저히 갈피를 잡지 못했다.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개를 키워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며 개와 함께했던 시간들을 다시 돌이켜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내가 알지 못하는 그 어떤 통찰이 이 책 전반에 흐르는 것 같았다. 그 후로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한(그리고 강아지를 이해하기 위한) 길고 긴 과정이 시작되었다.

 

뉴스킷의 수도사들은 단지 지식으로만 개를 이해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강아지의 가족이자 친구, 동료이자 리더라고 말하지만, 이 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수도사들의 이미지는 바로 자애로운 부모의 모습이다. 아이에게 무한한 사랑을 베풀어 주고, 한편으로는 사회와의 연결고리가 되어 아이를 사회로 내보낼 준비를 시키는 부모 말이다. 강아지는 인간의 아기와 다를 바 없이, 생존을 위해 사람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의지한다. 그리고 아기가 부모에게 한없는 신뢰와 애정을 보이듯, 강아지들도 주인에게 깊은 사랑으로 보답한다. 아마 모든 부모는 자신의 어린 아이들의 눈을 보면서 한 존재가 자신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며 자신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뉴스킷의 수도사들도 강아지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그래서 뉴스킷의 강아지들은 수도사의 아이들 같은 느낌이 든다. 어쩌면 영혼이 이어진 아이들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림 2] 뉴스킷의 수도사와 강아지들

 

강아지와 교감하며 살아가려는 분들에게

사실 강아지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에, 책을 편집하는 동안 더 적합한 용어를 찾기 위해 여러 책을 찾아보고 개를 키우는 친구들에게 물어봐야 했다. 브리더의 경우 처음에는 일괄적으로 ‘사육사’로 번역해 놓았지만, ‘사육’이란 말의 부정적인 어감 때문에 ‘브리더’라는 용어를 더 많이 쓴다는 주위 친구들의 얘기를 듣고 다시 고쳐야 했다. 또한 반려가족들은 강아지를 단지 사랑받기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능동적 존재로 여겨 ‘애완견’ 대신 ‘반려견’이라는 표현을 선호한다는 말에 반려견으로 바꾸기도 했다. 이처럼 반려동물과 관련된 섬세한 논의들을 보면서 혹여 책 속에 실수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강아지를 고유한 생명체로 대하려는 노력이 이토록 활발하다는 것에 안도했다.

이제는 전처럼 강아지가 두렵지 않다. 그리고 강아지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우리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눈을 바라보고 귀를 기울이듯이, 강아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눈을 맞추고 이름을 불러 주고 그 귀여운 형상이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하려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가끔 공원으로 나온 사람들이 강아지와 눈을 맞추며 산책하는 모습을 보면 매우 흐뭇해진다. 그처럼 강아지와 교감하며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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