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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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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심장 콩고로 가는 길』을 편집하며2015.09.15


공룡 보겠다고 전 재산 털어 콩고 밀림으로 떠난 사람이 있습니다.
레드몬드 오한론은 영국의 작가이자 오지 탐험가인데요, 지금으로부터 26년 전 일입니다.
1989년 당시 콩고는 공산주의 국가였는데, 입국 제한이 아주 삼엄(살벌)했습니다.
이 사람은 돌아오지 못할 각오를 하고 떠났습니다.
뭐, 대개의 오지 탐험가들이 단단히 짐을 챙겨 길을 떠날 때마다 매번 이런 마음가짐이겠죠.
그래도 운 좋게도 살아 돌아와 콩고 밀림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아주 길고 디테일하게 들려줍니다.
마치 ‘콩고 천일야화’ 같아요.


거대한 생태계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품고 있는 나라, 콩고의 밀림을 눈으로 직접 보는 게
가장 리얼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게 참 쉽지 않죠.
종종 TV 다큐멘터리 방송에서 위력적인 콩고 강과 밀림 속 고릴라를 구경할 수 있지만 말입니다.
《야생의 심장 콩고로 가는 길》에는 악몽을 꾸듯 매일 공포와 곤경을 마주해야 하는 생존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어쩌면 이 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여행기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진짜 거칠고 험난하거든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환상과 기대, 아프리카 원주민들과의 우정 혹은 연대, 이런 드라마틱한 스토리는 이 책에 없습니다.
아마도 작가는 그것으로 아프리카를 보여주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거 같아요.
그게 자신이 보고 들은 아프리카는 아니기 때문이죠.

온갖 우여곡절과 아찔한 위기로 점철된 이 여행의 방대한 기록 속에서 인정과 자비는 기대하기 힘듭니다.
날것 그대로의 아프리카만이 시작과 끝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 콩고에서 공룡은 본 걸까요?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최고의 멋진 만남’을 꼽는다면 오한론과 새끼 고릴라의 만남입니다.
여정의 끝물, 지칠 대로 지친 오한론은 깊은 밀림에서 우연히 어미 잃은 새끼 고릴라를 맡아 돌보게 됩니다.


동행한 콩고 사람들이 안 된다 안 된다,

침대에 똥을 싸고, 네 셔츠도 똥으로 범벅이 되고
너의 탐험이 엉망이 될 거라고 경고하지만,
이상하게 그럴수록 오한론은 새끼 고릴라를 지켜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느낍니다.
어미 잃은 새끼 고릴라에 밀림에서 만신창이가 된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았을 수도 있고요.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겠습니다.
자신의 의지로 떠난 탐험이기는 하지만, 탐험의 끝이라는 게...


고릴라에게 분유를 끓여 먹이고,

토닥토닥 등 두드려 재우고,
인간의 언어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뭐 말은 안 통해도 나름 유사 부모자식이 되어 교감을 하기 시작합니다.
오한론은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했지만 그러기 전에 이미 생물학자를 꿈꾸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책에서 콩고의 자연 생태계에 대한 관심과 관찰과 묘사가 뛰어나기도 하고요.
이런 사람에게 새끼 고릴라가 주어졌으니 그 기회를 놓칠 리 만무하죠.
새끼 고릴라에게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들려주고 마치 자신이 고릴라가 되지 못해 한스럽다는 듯
갖은 역경 속에서도 새끼 고릴라를 안전하게 지키겠다는 그 신념(?)을 보고 있자면,
역시, 어쩔 수 없이 마음이 움직입니다.

 


by. 녹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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